2002/9/18(수)
세계일보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진정했습니다.  

반론보도권을 청구했으며,
청구서는 시간 관계상 내일 발송할 것입니다.
청구서 원본은 파일첨부에서 다운 받아 읽어보십시오.

세계일보에서 문제가 된 컬럼의 코너는 [설왕설래]이며,
이 컬럼을 쓴 논설위원의 이름은 차미례.

이 자의 사무실 전화번호는 2000-1615
논설위원 비서실 전화번호는 2000-1669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사무실에 아무도 없더군요.
그래서 내일 다시 전화를 걸어 항의할 생각합니다.
우리 모임의 입장에 동의하시는 분은 어느 분이든 꼭 항의 전화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항의 1인 시위를 생각 중이며,
일단 내일까지 모든 상황을 종합한 뒤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 반론권 청구 이유

신청인은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의 대표로 있으며, 당 인권모임은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및 에이즈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편견과 물리적 침해에 맞서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이번에 세계일보 지면에 기사화된 칼럼 [에이즈 대책] 중 HIV 양성 판정을 받은 분들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이 점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밀한 사실과 전혀 다름을 지적하면서, 이 칼럼에 대한 반론권을 청구하는 바입니다.

1. "반사회적 복수심에 의해 마구잡이식 성관계를 맺는 '에이즈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에이즈 테러'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은 두 번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웅진에서 발행했던 여성잡지의 '에이즈 테러'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와 지난 5월에 발생했던 여수 에이즈 사건 때 언론에서 표현한 선정성 기사였습니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했던 웅진의 여성잡지는 바로 그 이유로 결국 폐간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르포 기사가 기자의 상상력으로 쓴 조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수에서 발생한 HIV 양성인 구씨 역시 테러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이 사건을 조사한 경찰의 말에서도 나타납니다. "에이즈 테러와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일부 스포츠 신문에서 사용한 선정적인 기사 제목인 '에이즈 테러'는 마치 현실인양 과장되고 있으며, 이 과장은 세계일보의 컬럼을 통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의 이 칼럼 역시 과거 웅진 여성잡지와 같은 왜곡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사회적인 복수심" 그리고 "마구잡이식 성관계" 등등

HIV 양성 판정을 받게 되는 상황은 대단히 복합적입니다. 그것은 흔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무절제한 성관계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또 무절제함과 연관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도 없습니다. 따라서 칼럼에서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며, 이 표현은 그렇지 않아도 지옥 같은 사회적 편견 속에 살고 있는 HIV 양성인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명백한 사실을 오도시켜 기존의 철저하게 왜곡된 에이즈에 대한 가치관을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에이즈 감염자는 '시한폭탄'과 같다. 당국은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완벽한 관리망을 구축해야 한다. 에이즈 감염자에 대해 전자칩 이식을 통한 원격통제도 검토할 만하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HIV 양성인은 그 누구도 무절제한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여수에서 발생한 HIV 양성인 구씨는 이후 진행된 재판과정에서 소상히 증명된 바와 같이 빈곤에 의한 윤락, 즉 생존권적 윤락이라는 성격을 가진 것이며 나아가 구씨는 인신매매를 당하여 포주에게 인신이 종속된 상태였다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앞뒤 전후 맥락은 전부 생략한 채, 단지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시한폭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서 일찌감치 벗어났다는 걸 보여줍니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와 함께 이 모든 자유 민주적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정하고 있으며, 이 기본권은 법과 제도 안에서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일보는 HIV 양성인의 행복권을 침해하고 평가절하해도 될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닙니다. 또한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한폭탄이라는 표현은 무절제한 성관계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이 전제는 교도행정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에서도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전자칩 이식을 통한 원격통제"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빅 브라더적 결론을 낳고 있습니다. 종국에 이 칼럼에서 주장하는 것은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강제 수용해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을 가집니다.

하지만 칼럼에서 주장하는 논리적 귀결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에이즈에 대한 인권 향상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단순히 시각적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에이즈에 대한 편견에서 발생한 원초적 두려움에 불을 당기고, 그렇지 않아도 야만적인 정부의 에이즈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 주장하는 것을 증명하는 신뢰성 있는 과학적 증거 혹은 사회적 보고가 있었다면, 그 일면이라도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증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직접 현장에서 실무를 보고 있는 전문가에게도 대단히 생경한 논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 칼럼에 대한 반론보도권을 청구하는 바이며,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명쾌한 이해를 통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에이즈에 관한 지식과 그 지식에서 파생된 상상력(두려움)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현실임을 반드시 다시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반론보도는 세계일보의 칼럼으로 인해 대단히 부정확한 에이즈 정보와 논설위원의 편견을 받아들인 국민의 혼란스러움을 정화할 것이며, 결론적으로 이 컬럼으로 인해 사면초가의 정신적 공황에 빠진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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